<꾸이>
저녁에 특별히 부탁하여 “꾸이”라는 고기를 맛 보았다
이곳 고산지역의 소중한 단백질원이라며 까맣게 구워나왔다
네 발을 벌린 모습이 어디선가 많이 본 그림이다 싶어 머리를 보니 쥐였다
자세한 설명이 없이 그냥 쥐와 거의 비슷한 것으로 꼬리가 없단다
집에서 가두어 놓고 먹이를 주며 키우는데 직접 보니 꼬리가 없는 실험용 쥐와 같은 모습이었다
나는 다리 하나로 맛을 보며 특별한 맛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때
옆에 같이 자리한 페루친구는 맛있게 먹으면서
다른 한편으로 너무나 열심히 머리부분을 먹으며 무언가를 찾는다
거의 머리부분을 해부하듯이 깔끔하게 발라 먹고 난 후 마침내 찾아다고 좋아한다
손에 든 것은 너무 작아 보이지않는, 귀 안쪽에 붙어있는 뼈였다
아무런 특징도 없는 , 너무나 작은 뼈를 술잔에 넣어 마신다
어렸을 때부터 누가 빨리 찾아내는가 ,누구 것이 더 큰 가 시합하여 진쪽이 심부름을 하였다한다
당연히 닭머리에서도 찾아낸다며 또한 이유는 알 수 없는 풍습이라며 손 발 이용하며 설명을 한다
분명한 것은 이 작디작은 뼈를 찾기 위해서는
머리 부분의 아주 작은 것까지 깨끗하게 발라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갑자기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닭목을 먹으면 노래를 잘한다는 할머니 설명에
닭음식이 나올 때마다 닭목은 전부 내가 차지하였던 적이 있었다
노래하는데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으나 덕분에 알뜰하게 닭목을 먹었던 기억과 함께 ,
아마도 넉넉하지 못한 환경에서 얻은 소중한 단백질원이기에
끝까지 잘 먹으라는 것은 아닌지 혼자 상상해 본다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
페루 원주민 출신의 한 분이 새로 신부님이 되시어 첫 미사를 하는 행사에 참석하게 되었다
페루국적이면서 특히 산골마을의 전통적인 잉카후예가 신부 되기는 매우 드문 경우라 한다
사용하는 언어도 스페인어는 물론이고 그 곳의 또 다른 언어(케츄아)를 사용하니
동네사람들은 너무 편하고 좋고 자랑스러운가 보다
축하차 이웃 산동네에서는 물론이고 아일랜드, 뉴질랜드 신부님 한국인 신부님 2분
그리고 전통의상의 노인부터 어린이까지 시골 성당 가득 메우고 미사후 한바탕 잔치가 벌어진다
동네 마을회관를 가득 메운 사람들에게
약간의 점심(닭다리하나, 옥수수 알갱이, 감자 2~3개)을 주고
아이들에게는 과자와 감자를 나누어 주며 왁짜지껄 잔치를 즐긴다
워낙에 깊은 산골이라 받는 사람들에 비해 주는 것이 충분하지 않았나 보다
한 아주머니가 매우 수줍고 부끄러워하며
그녀의 전통 등찜 보따리를 풀어 신부님 식탁위에 펼쳐 놓으며 봉헌을 한다
부끄러워 하는 손길에 펼쳐 진 것은 그들의 식사 전부인 감자와 찐 옥수수 알갱이들 이었다
이에 용기를 얻었는지 다른 아낙네의 보따리가 하나 둘 ..계속해서 식탁에 펼쳐진다
역시 감자와 찐 옥수수 알갱이들 뿐이지만 적어도 거기 있는 사람들은 안다
이것들이 그들이 먹는 전부이며 최선이라는 것을.
잠시 후 책상위에 는 제법 많이 감자와 옥수수가 쌓이고
부족하거나 더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하나 둘씩 챙겨
자신과 아이들의 배를 채웠지만 여전히 봉헌되는 감자와 옥수수는 쌓여간다
손도 발도 얼굴도 온통 검게 그을리고
힘든 산골 농사에 모양과 매무새는 엉망이었지만
감자와 옥수수를 바치고 가져가는 마음과 손길 ----이것이 “오병이어”의 기적이 아닐까!
<오랜만의 shower>
9일간의 산골생활을 마치고 다시 Cusco라는 관광지로 내려왔다
먼저 숙소를 정하고 바로 샤워를 한다
넓은 공간에서 마음 편히 하는 샤워가 얼마만인가 감동하면서 휴식을 갖는다
짐을 정리하니 준비해간 책을 다 읽지 않았음을 알았다
3권뿐이었는데 왜 이것도 다 읽지 않았나 하는 자책보다는
오히려 책보다 더 실제적이고 참 모습인 사람과 생활을 보았고 경험했다는 ,
그래서 가슴으로 한 피정(retreat)이었다는 고마움이 든다
처음엔 내 생활과 전혀 다른 공간과 전혀다른 삶의 모습으로 매우 낯설었지만
모든 여행을 마무리하는 지금, 결국 사람사는 평범함을 깨닫는다
그 단순하고 단조로운 모습을 통해 나의 현재를 돌아보고 앞으로를 생각한다
밤하늘에 수놓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들을 보며
나의 지난 젊음의 소중한 추억을 그리워 했던 밤!!
아이들이 모여 어두운 불빛밑에서 공부하는 모습에 말없이 같이 앉아 책을 보던 밤!!
새로 지은 기숙사 벽에 페인트를 칠하면서
무럭무럭 꿈을 키워 나가길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하던 나!!
맑은 눈망울을 가진 어린아이를 넋놓고 쳐다보던 나!!
늘 그 자리에 있을 높은 산들 ………..
시원하게 쏟아지는 샤워 물줄기가 안데스 산맥에서의 추억을 내게 걷잡을 수 없이 쏟아 붓는다
윤경화(3)2011.08.13 14:49
도모짱(김종욱)2011.06.27 21:43
SAO PAULO CHO2011.04.05 11:17
안치흥3기2011.01.08 12:20
안치흥32009.12.06 09:34
남규철(15)2009.05.19 10:22
최현룡 42009.05.12 16:22
최현룡42009.05.12 16:17
이기연2009.04.12 15:53
도모짱(2)2009.04.10 17:40
송기학2009.01.14 09:17
도모짱2008.12.02 12:23
도총무2008.11.18 20:12
시카고윤2007.09.30 02:14
도모짱2007.03.13 18:14
도모짱(2)2006.07.21 19:02
시카고2006.07.08 14:34
도모짱(2)2006.05.26 19:39
도모짱(2)2006.04.29 20:08
도모짱(2)2006.04.10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