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도모회 한 총무님의 실감나고도 날카로운 "도모회 11월 월례대회 보고서" 이후 근 10
일간 왜 이리 이 곳이 썰렁한가요?
언젠가 도모회에 정식 데뷔할, 요즘 골프가 왜 이리 쉽습니까하고 핸드폰 때리는 안 치흥
선수는 거의 매일 탈반-소모임-도모회를 들여다보곤 "없네..."하고는 아쉬워한다고 합니다
만...
도모회의 4인방, 광호-형배-기연-병선!!
내 너희들 이럴 줄 알았어.
안개 속의 11월 대회를 마치고 난 후 식사 때 적어도 너희들은 너무나 조용했어.
바쁘기도 했겠지만 식사, 시상, 인터뷰 후, 후다닥 사라졌던 것 같기도 하고..
나 오늘 쏘주 한 잔 했거든..
요즘? 나? 바쁘지..
근데, 지금부터 정신 조금 차려 갖고 너희들에게 한 마디 하고 자려고....
술 마시면 말이 요약이 잘 안 되는 수가 많다. 대개.. 알지? 감안하고...
엊그제 내가 식구들하고 영화를 1 편 봤거든.
"달마야 놀자."였는데, 한 스님이 2 년간 "묵언수행"중이시던데, 우리 4인방 선수들 혹시 그
것 중?
골프??????
지난 달 우리 도모회 2조에서 80대 타수들의 이름하야 진검 승부를 했쟎아?
결국 80대는 다른 조에서 나왔지만..
1타당 얼마씩 하니 5 시간을 긴장하고, O.K거리는 얼마나 Tight하겠니?
나? 16번 홀까지 좀 잃었던 터라 17번 홀, 어느 정도 만회해 보려고 욕심을 부렸더니, 그만
또..
우리 고스톱 치다가 집에 갈 때쯤 되면 꼭 잃은 사람이 판을 키우지, 그치?
그리고는 그 날 얼마 가져왔는지 꼭 확인하게 되쟎아.
마지막 18번 홀, 지난 홀에 트리플을 했으니 배판(Double)에다 나는 Birdie, 저들 중 2-3명
은 O.B정도 나고 헤매야 거의 본전 근처 가는 상황.
그런데, 아니, 정말로.. 이럴 수가.. 저렇게 잘 나가던 1-2-3번 선수가 "어어..." 좌우로
O.B-O.B-O.B !!!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나는 침착해야 되지?
한 방에 본전은 무슨 본전, 지금이라도 정신 차려서...
그저 O.B만 안나게, 가운데로.. " 땡---"
어떻게 됐겠니? 그냥 침착인데..
"오잘공"(오늘 젤 잘 맞은공)!! Fair-way 정 중앙, Green 정면!
O.B Tee에서 3 명은 4 타째를 치고 있고 그 중 1 명은 가까스로 Green에 올리고 다른 한
명은 러프로, 나머지 1 명은 깊은 벙커로..
사실 이럴 때 우리도 인간이라 정말 표정관리 어렵다. ^.^
자, 나는 남은 거리 7번 아이언, 붙여서 만약 Birdie가 된다면..
거기다 저 눔들이 이미 저렇게 헤매고 있어 주니...
2nd Shot 스윙 후, 그만 볼이 잘 붙었는가를 먼저 보려고 고개를 들고 말았다.
욕심이 있었으니.. 이런...
기대와는 달리 저 쪽 어디 벙커 근처론가 무심한 공은 날아가 버리고..
아휴.. 그저 편안하게 PAR만 해도 될 것을.. 오늘 컨디션에 Birdie는 무슨 Birdie..
이젠 남은 지점 약 35미터, 가보니 다행히도 공이 벙커에 빠지지는 않았으나, 깊은 풀 속에
쳐 박히고...
나한테 내가 물어 봤쟎아. 여기서 또 한 방에 넣어 보려고 욕심 한 번 내? 말어?
내 안의 내가 이제는 그러더라. 정말 욕심 버리고 신중하게 올리고 2 퍼트면 보기, 운 좋아
서 1 퍼트 하게 되면 PAR로 마무리..
그래, 그게 맞아. 물어보길 잘 한거야.
그린을 보니 약간 내리막이 있고 오른 쪽에서 왼쪽으로 경사도 있으니 샌드웨지 정도로 하
프 스윙이면 될 듯하고.
그저 공만 보고 부드럽게 목표방향으로 붙일 거라고 쳤다는 것 아니니.
그린에 사뿐히 떨어진 공이 스핀이 걸렸는지 잠시 멈출 듯 하더니 살살살 구르는 척 하더니
만, 갑자기 날 보며 물어 보는 것 같더라. "홀컵이 어데 있느뇨??"
순간적으로 "왼 쪽으로 조금 가다가 내려가면 그 밑 쪽으로요.."
목표를 잡은 듯 공은 휙- 돌더니 홀 컵을 향하여 쏜살같이..
그리고는 "뎅그렁!!!!!!"
나? 본전 했어, 그 날.
오래 전에 말이야.. 미국에서 우리 같은 한 아마츄어 선수가 Par3, 145야드 거리에서 티샷을
멋지게 했쟎아.
"풍덩--" 좌우가 모두 연못인데 빠져버린 거지.
3타째 2번째 Shot, 힘들어 갔을테니 이 번엔 반대편으로 "풍덩--"
5타째 3번째 Shot, 똑같은 결심에 똑같은 자세에 어떻게 됐겠니? "풍덩--"
여기서 우리 같으면, "야-양파야.. 그만해!!" 이동 했을거야.
아, 거기도 최영우 선수처럼 칼같은 선수가 있었던 모양이지?
7타째 4번째 Shot, "내가 더 이상 이럴 순 없어" 하면서 쳤겠지.
"빵--" 그리곤 다시 "풍덩--"
이윽고 9타째 5번째 Shot, "으흑.. 땅에라도 떨어뜨려 제발 걸어라도 가보자.."
공을 똑바로 쳐다보고 부드럽게 백스윙을 하고는 "툭--"
드디어 공은 공식적으로 9타만에 그린의 끝 부분에 겨우 떨어져 줬다.
"와우.." 드디어 공이 물을 외면해 주었으니 이 얼마나 기뻤겠니..
어.. 근데 공이 계속 굴러가거든.
떼구르르르..... "뎅그렁!!"
"HOLE-IN-ONE!!!!!!"
내가 병선이를 처음 데리고 Rounding나가서 옆에 있던 재익이한테 그랬다. "나는 병선이 저
정도 칠 때 훨씬 못 쳤쟎아?"
도모회에서 기연이의 첫 Shot을 지켜보는 순간 이 놈은 나에게 PAR3에서 Birdie를 보여 주
었다.
광호? 아직도 골프 배우고 이렇게 멀리 치는 선수는 본 적이 없다.
비록 퍼블릭이지만 PAR5에서 2 온 - 1 퍼트로, 그림 같은 "Eagle"을 보여 준 선수는 그래
도 형배였다.
"달마야, 놀자."에서 2 년간 "묵언수행"을 하던 스님이 다른 스님들과 조폭들과의 369게임을
지켜보다 흥분하여 결국 이 수행을 중단하게 되었는데, 그리고 나서는, 엄청난 말들을......
"묵언"이 어울리지 않는 스님이셨거든.
도모회 4인방, 그대들은 전과같이 떠들어 줘..
여기다가 말이 되든 맞춤법이 맞든 그냥 적어 줘..
다음 달은 우리 도모회 회장배라 하던데, 내 도모짱으로서 예쁜 선물 4 개 준비할게.
우승-메달-롱기-니어, 어! 딱 맞네.
4인방을 위해서 말이야.
내 아무리 생각해도 프로들도 평생 한 번 할까말까한다는 그 홀인원은 우리 4인방 중에서
먼저 나오지 않을까 싶어.
.
자, 화이팅, 4인방 !!
그리고 싸랑해---!!(이건 사실 좀 징그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