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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엔 "이글리"도 보이고..

하여튼, 최점룡의 글을 읽을 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읽어 주며 수고하는
우리 들의 눈도 칭찬해 주어야 합니다..

번호 44 작성일 2004-07-29 조회 26

작성자 오 입싱글

제목 매우 건방진 골퍼

내용 필리핀의 마닐라에서 대략 1시간 반 정도 남쪽으로 가면 푸에르토 아줄이란 곳이 있습니다. 옛날 대통령 마르코스인가, 그 부인 이멜다인가가 경치는 정말 좋은데 백사장이 없어서 설탕모래로 유명한 보라카이 해변에서 모래를 실어다가 백사장을 꾸몄다는 엽기적인 전설이 있는 곳입니다. 푸에르토 아줄은 원래 리조트였는데, 게리플레이어가 와서 3개의 나인홀을 꾸몄답니다. 이름하여 Cliff Course, Mountain Course, Ocean Course 입니다.

대통령 골프라는 말, 자주 들어보셨죠. 저는 유독 대통령들하고는 별다른 교분이 없어서(뭐, 그렇다고 해서 국회의장이나 대법원장하고는 교분이 있다는 얘긴 아닙니다^^) 그분들이 어떻게 골프를 치는지는 모릅니다만, 흔히 앞뒤로 널널하고 독촉하는 사람 없으면 우리끼리 대통령 골프라는 말을 하잖습니까? 이번에 저는 그 정도가 아니라, 아예 황제 골프를 치고 왔습니다. 황제골프란 또 뭐냐구요? 그날 오전 내내 저하고 도우미님하고 둘이서만 골프장을 누빈 걸 보고 도우미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황제라고 하니까 또 복희씨하고 신농씨하고 3황5제 시절에 약초뿌리를 어쩌고... 하시면서 우드사랑님처럼 마치 한의사인양 아는 체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제 얘기는 진짜 18홀 마칠 때까지 아무도 못 본 경우를 말하는 겁니다.

지난 제 글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요새 제가 공이 좀 맞아 나가다보니 건방지기가 이를 데 없이 코끝이 좀 높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아이언거리가 많이 나간다는 거, 이거 영 괜찮은 기분이더라구요. 우리 도우미님은 연방 미국식 감탄사 오, 예~ 이러면서 저를 쫓아 다녔습니다. 당신의 실력을 보건대, 필시 미국에서 활약하는 KJ Choi(최경주선수)의 친동생임이 틀림없다. (아, 솔직히 동생이라고는 안했습니다. 그냥 영어로 brother라고 했는데, 제가 요새 좀 젊어지고 싶어서....), 나중에 반드시 싸인을 한 장 해달라. 라고 하면서 제 비거리에 감동먹은 표정이었습니다. 거참, 그 친구도 잘생겼더군요.

그런데 이번엔 정말 아무 일도 없이 18홀을 잘 끝냈습니다. 정말 이상하죠? 치면서도 이상했습니다. 어라, 이번엔 왜 별 일없이 18홀이 끝날까? 저는 유명작가이다보니, 항상 18홀을 마칠 때쯤이면 무슨 꺼리가 나오는, 아니 안나오면 억지로 만들기라도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근데 정말 이번엔 아무 일도 없이 끝난 겁니다. 중간에 해변에서 놀고 있던 제 아들들이 Ocean Course 15번홀에서 멋진 아빠를 보고 손 흔들어 준 것하고 갈색 뱀 한 마리가 저를 중간에 멀뚱히 쳐다보다가 거참 잘생긴 외국인이 왔구먼 하면서 혀를 차고 돌아선 것만 빼면 정말 무난히 끝이 난 겁니다. 그래서 왜 이리 아무 일도 없이 공을 쳤을까를 생각하면서 인도양을 바라보며 공을 치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원래 저는 훌륭하고 착하며 멋진 골퍼이다 보니까 말썽을 안 부리는 사람이었다. 즉, 항상 말썽이나 꺼리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사실을 깨닫고 나니, 그동안 제가 4백 1캐디일 때에는 항상 4:1, 1백1캐디일 때에는 항상 7:1로 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연합하여 저를 괴롭힌 이유를 알게 된 것입니다. 즉, 저만 정상이고 매너좋고 잘생기고 훌륭하다보니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자연히 연합해서 저를 질투하고 모함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제 캐디조차도 제 편이 아닌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의 깨달음을 계기로 해서 저는 필리핀의 푸른 하늘 밑에서 맹세를 하였습니다. 으음, 이번에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는 못생기고 공도 잘 못치고 매너도 안 좋은 사람들이랑은 골프를 안쳐야겠다. 적어도 나 정도의 외모, 실력, 매너를 갖춘 사람이 아니면 절때루 안어울려야지. 예를 들어 쫑우기같이 생긴 애들이나 모찌떡같이 생긴 선수들이랑은 같이 안놀아야지. 주로 프레드커플스 정도, 김미현이나 박세리 정도가 아니면 안칠거야. 라구요.

상황이 이렇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게 되신 제 친구, 선배, 후배님들은 이러한 상황을 깊이 숙지하시어 이제 함부로 공을 치자는 제안을 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어쩌다 실수로 이글을 했다고 해서 자신을 이글 리라고 자칭하면서 “골프, X도 아니네.”라는 말을 남발하고 다니는 어느 후배, 요새 비기너를 면했다고 자랑하면서 어쩌다 100개를 넘긴 저를 우습게 보시는 우드사랑님, 같이 칠 때 수준 맞추느라고 좀 못 쳐 줬더니 정말 못치는 줄 아는 불나비님 같은 분들은 향후 심하게 주목할 터이니, 가슴속 깊이 느낌표 하나씩을 지니시고 반성들 하시기 바랍니다. 저 이제 아무하고나 놀 군번이 아닙니다. 만약에 저와 꼭 치고 싶어서 전화를 때리실 때에는 자신의 최근 스코어 카드 5장을 카피하셔서 팩스로 넣어주시고 난 다음에 저쪽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제 매니져가 아마 연락을 줄 겁니다. 그리고 연락이 없으면 자동 캔슬이오니 기다리지 마시고 비슷한 선수들끼리 알아서 노시기 바랍니다. 뭐, 이제 저도 충분히 건방져 질 때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ㅎ ㅎ ㅎ.

이거 쓰고 나니 겁이 덜컥 납니다. 아무래도 검열에 걸리거나, 불나비님의 “방, 빼!” 소리가 나오거나, 친구, 후배, 선배들로부터 호출이 있을 듯 하군요. 그러나 팬 여러분, 아무 염려 마세요. 저는 절때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계속 건방질 예정입니다. 그리고 줄기차고 가열차면서도 가차없는 글쓰기와 건방떨기를 계속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말들을 고개 뻣뻣이 들고 하늘에다가 떠들면서 다니겠습니다.

“아, 이거 어디 같이 칠 만한, 쓸 만한 골퍼들 어디 없나? 꼭 내가 PGA를 가야 하나?”


--- 음... 아무래도 가는 김에 너무 나가는 것 같은데.... 뒷감당이 스~을슬 땡기는데....

심한 소리만 하고 끝내자니 팬들께 죄송해서, 요번에 배운 미국 농담 하나 덧붙이겠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남녀상열지사를 치룰 때 여성의 반응을 보면 그 여성의 성향을 알게 된다는 것인데요, 너무 야~한 얘기려나....

1. 인생을 매우 긍정적으로 사는 여성 : Oh, yes. Oh, yes.
2. 인생을 매우 부정적으로 사는 여성 : Oh, no. Oh, no.
3. 매우 종교적인 여성 : Oh, my god. Oh, my god.

4. 마지막으로 매우 가족적이며 착하면서도 미래를 일찌감치 예측하는 여성 : Oh, baby. Oh, baby......(이게 왜 미래를 예측하는 거냐구요? 거, 뭐, 다 아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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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데타 2004.08.03 18:29
    "이번 글엔 "이글리"도 보이고..



    하여튼, 최점룡의 글을 읽을 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읽어 주며 수고하는

    우리 들의 눈도 칭찬해 주어야 합니다.."



    - 눈이 보여야 칭찬이라도 하지.... 그리고 마지막에 좀 외설적인 내용도 있는데, 이 홈피엔 "애"들도 오지 않나?  전에 보니까 쫑우기 애들도 보던데... 글을 오래 쓰다보니까 여기저기 퍼날리기도 많이 하던데, 도모회에까지 퍼날려지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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