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경화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번 출장에는 내가 사는 곳으로 가서 만날 수 있다고
그러면서 9홀이라도 같이 돌자고 굳게 약속한다
가슴 콩닥거리며 날짜 계산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2,3일후 땀좀 식히려고 일터밖에서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태극마크와 색깔이 너무도 분명한 대한항공 여객기가
바로 내 머리위로 지나간다
순간 멍해지고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다시 들어와 기다리고 있던 오일교환을 했다
허나 정해진 양을 넣었는데 왜 이리 많은 양이 찍히는지
도무지 알수가 없어 무엇인가가 잘못되었음을 알았다
차를 올려 필터만 교환하고 오일을 빼지않았던 것이다
미국와서 처음으로 내 나라에 가고 싶다는 그리움만 가득...
그리고 또 2일뒤
종욱형의 알송달송 화법과 특유의 전화통화로
내 대신 아내가 30분 넘게 통화했다면서
퇴근한 나에게 실감나게 전해준다
여전하다는 느낌을 남겨주면서....
그리고 3일뒤
희성이게서 전화가 새벽 3시 30분에 왔다
잠결인데도 싫지가 않으니 이상하지
잠시 통화후 새로운 목소리가 등장하는데
춘화형이었다
이새끼 저새끼 찾아가면서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희성이가 다시 등장한다
희성이 왈
"야 , 춘화형 영감 다 됐다
목소리듣고 보고싶다고 눈물짠다
이거 영감탱이 다됐다 어짜면 존노!!"
희성아 춘화형 잘 모셔라
내 대신 술한잔 드려라 부탁하고 전화를 끊는다
잠결이 술기운인양 마음이 쏴하면서 취한다
그리고 어제
지도도 없이 시카고에서 볼티모어에서
내가사는 버지니아까지 윤경화가 찾아왔다
전화로 실황중계하면서 길 안내받으면서
내 집앞에 나타난 윤경화!!!
나의 온 가족이 나가 (둘째 아들은 맨 발)
손잡고 그저 좋을밖에.....
저녁먹고 수달떨어보기가 얼마만인가
덕분에 광호 광락 희성이와 통화도 하고
이렇듯 그리움이 나에게 떼로 왔다
모두들 잘 지내시지요
도모회에는 열심히 들어와 모든 멤버들의 근황을 대신합니다
계연형도 여전하고...
그곳 생활이 큰 변화없듯이
나 또한 큰 변화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는 일도 여전하고 일상도 거의 같고
그 속에서 조용함과 평화를 느낄려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것이 서울생활과 다르다고나 할까
내가 정해진 시간에 일만하면 되는 월급쟁이이다보니
비지니스하는 사람들보다는 많은 정신적 여유가 있답니다
그래서 집 뒤마당에 심어논 작은 텃밭 가꾸는 것도 내겐
일상의 기쁨으로 자리를 잡았지요
깻잎은 벌써 여러번 따 먹었고 고추도 상추도 제법 열려 추수하고
오이와 미국호박은 노란 꽃을 많이도 달고 자라고 있고
부추와 수박은 아직 자라기 시작하여 언제나 먹을수 있을까
매일 쳐다봅니다
두그루 심은 토마도에는
주먹만한 토마도가 2개가 열러 언제 먹을까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퇴근하고 텃밭에 나가 김메고 물주고
먹을만큼 자란 놈을 거둬들이고
이마에는 땀이,손에는 흙이 가득해지면
왠지 맘이 넉넉해지는 것을 느낀답니다
어쩌면 그리움을 심고 지켜보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더위와 장마에 건강조심하고
이 글 쓰면서 같이 지내던 시간이 생각나면서
새록 그리움이 또 다시 몰려오기에 이만 쓰렵니다
버지니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