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에서 날라온 윤경화

by 안치흥 on Aug 1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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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르고 벼르던 날이 왔다
어렵게 일정을 조정하여
드디어 미국땅에서 윤경화와 라운딩을 하게 되었다
이동하기 쉬운 곳에 예약을 하고
점심은 빵과 음료수로 때우고
약간은 흥분한 맘으로 첫홀을 들어간다
평상시에 100개 정도 친다는 정보와
내가 빌린 채이기에
경화에게는 손에 익숙하지 않을것과
그리고 처음 치는(난 10번정도 친 ) 골프장이기에
나름대로 여유를 가지고 약간은 자존심을
지켜줘야겠다는 생각까지 하면서 시작하였다

역시 예상한 대로 난 파로 경화는 보기로 1번홀 아웃
그런대 4번홀부터 상황은 변화기 시작하였다
40도가 넘는 더위(브라질에 있는 윤희에게는 평범한 온도이겠지만)에
난 카드길에서 먼 곳으로
경화는 카드길에서 가까운 곳에서 치는 경우가
많아지고-cart on path only-
체력은 비오듯 떨어지는 땀에 비례해서 급격히 떨어지고 있었다
근데 경화놈은 전혀 힘이 들지 않은듯한 표정과
보기,보기로 잘 막아가고
심지오 숲에 들어간 볼까지 찾아낸다
unplayable하고 벌타먹고치라는 나의 조언을
우습다는듯한 표정과 함께 쳐
그린에 올리는 무서운 집중까지 보였다
상황반전을 노리고 타당 내기를 걸었지만
속수무책으로 경화에 끌려가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경화야 너 오늘 왜 이리 잘치냐
너의 특기인 슬라이스는 어디로 출장보낸거야
너 시카고에서 혼자있다고 골프만 했지"등등의
투정에 경화는 한마디 툭 던진다
"골프는 얼마만큼 리스크를 피해가는냐가 중요한거야"
에고에고 난 오늘 여러가지로 깨지고 있구나
그리고 전반 마지막홀
포대그린에 넓은 호수를 건너야하는데
물만 보면 약한 경화는 여기서
완전히 날 죽이려고 버디로 마감한다

오늘은 피야해겠다는 생각에
너무 더운 날씨와 배고픔을 호소하며
그만 치고 가서 냉면이나 먹자는 말에
"그냥 계속 쳐"

그때 뒤팀이 올라오면서 으레 하는 인사말
"Today is very hot. It`s not easy to play."
찬스는 이때가 하고
"It`s not very hot. too hot. So I wanna stop playing now.
But my friend doesn`t want"
이때 경화 뜨금없이 하는 말
"I did 버디 here"하고 싱글벙글
누가 물어봤어, 물어봤냐고!!!!
결국 나의 제안은 땀과 함께 흘러가버리고
계속 라운딩

이렇게 해서 경화는 보란듯이 보기플레이로 마무리하고
난 학교다닐 때 배운 말로 위안을 한다
다마에도 인천다마가 짜듯이
시카고다마가 버지니아다마보다 짠가보다라고

도모회에 첫 라운딩을 여유있고 즐거운 맘으로
쓸려고 했던 처음의 생각이 사라진다고 고백하니
경화말이 " 내가 내 이야기를 어떻게 쓰냐
그래도 진 사람이 써야지"라고 점잖은(?) 한마디에
이틀을 고민하다 오늘에서야 비로소 쓴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그래도 냉면먹고 다시 먼 길 가는 경화를 보면서
또 다른 짧은 이별의 맛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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