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국식당에서 저녁을 먹다 만난 한인교포와의 대화 한토막.

교포 : 저--, 부회장님. 올 추석에는 무슨 행사로 준비하셨나요?
나아 : 무슨 부회장? 그리고 무슨 행사?
교포 : 아이 참 왜 이러십니까. 조사장님이 한인회부회장이잖아요.작년엔 체육대회했었잖아요.
나아 : (앗! 매일 덥다보니 한국명절을 까먹었네.)
올해는 경기도 안좋고 예산도 없어 그냥 넘어가기로 했습니다.그런데 회비는 내셨나요?
작년도 것도 밀려있던데.
교포 : 내정신 좀 봐. 9시에 김사장과 약속해 놓고서는. 저 그럼--.(슬그머니 사라진다)

이래서 추석이 다음주라는 걸 알았다.
바로 상파울로에 있는 집사람에게 전화했다.

남편 : 다음주에 추석이란 거 알고있었어? 올해는 미리미리 챙기자.
아내 : 구좌에서 백만원 빠져나간거 보고서 하는 소리구나.
남편 : ?
아내 : 추석이니까 부모님께 송금했지,벌써.
남편 : 시댁에 신경쓰는 건 좋은데, 우리가 무슨 갑부냐? 백만원씩이나 보내드리게.
아내 : 내가 미쳤냐, 뭐 이쁘다고 니네엄만테 백만원씩이나 드리게.
너그네 그리고우리 친정에도 오십만원씩 보냈다. 문제있나?
남편 : (우이씨) --------.

오늘 아침,그러니까 서울은 9월29일 금요일밤이다.
작년에도 추석연휴 전날 중요고객에게 추석잘지내라고 메일보냈다가, 뒷북만 친다고 나중에 욕먹었다.
올해는 기필코 일찌감치 메일보내고 눈도장찍자, 이래서 미리미리 메일을 날렸다.

보낸메일 : 사장님 안녕하세요. 올해도 사장님의 따스한 보살핌으로 망하지 않고 추석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각설하고, 아직 추석까지는 며칠 남았지만 오래 못본 친지들과 좋은 시간을 많이 보내세요.
옥체를 보존하시어 추석휴무 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뵙게 되길 바랍니다. 중추가절.
답장메일 : 저는 지금 휴가(10/1-10/8)중이오니 다녀와서 답장해 드리겠습니다.어쩌구.

해외서 열한번째 맞는 추석입니다.이 기간중,
하지 말아야 할 것 : 과식 과음 격섹 장운
꼭 해야할 것 : 효도

오랜만의 장기연휴입니다. 건강하세요.
(해외원정가서 칼을 가시는 분들도 계실라나---.그런 분도 건강하세요)

마나우스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