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마음은 무엇일까?
춘화형에게 보낸 편지다
그런데 광락이가 자꾸 생각나고 밟힌다
그래서 여기에 형에게 보낸 편지를 올려 광락이에게도 보낸다
선어대 갈대밭 - 안상학(1962~ )
갈대가 한사코 동으로 누워 있다
아니다 저건
동으로 가는 바람더러
같이 가자고 같이 가자고
갈대가 머리 풀고 매달린 상처다
아니다 저건
바람이 한사코 같이 가자고 손목을 끌어도
갈대가 제 뿌리 놓지 못한 채
뿌리치고 뿌리친 몸부림이다
모질게도
입춘 바람 다시 불어
누운 갈대를 더 누이고 있다
아니다 저건
갈대의 등을 다독이며 떠나가는 바람이다
아니다 저건
어여 가라고 어여 가라고
갈대가 바람의 등을 떠미는 거다
형이 용기형 재봉이와 함께 원민형에게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써클 홈페이지에서 읽었다
언젠가 형에게 이야기했듯이 난 매년 10월이면 내가 기억하는,
이 땅을 떠난 영혼을 위해 기도한다
원민형도 마찬가지로 그 때 빼 놓을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렇게 한 여름에 만날 줄은 몰랐다
순간 부산에 근무할 때 원민형이 내려와 같이 광안리에서 식사했던
기억이 났다
밝은 표정으로 현실을 헤쳐나가려는 모습이었지만 왠지 힘들어 보였다
너무 오랜 기억이다
이런 형의 소식 밑에 최광락이가 댓글을 달았다
"재봉이 수고했고 춘화형 용기형 고맙습니다"
지난 기억을 돌이키다가 고맙다고한 광락이 말에 순간 멈춘다
무엇이 고맙다는 것이고 왜 광락이가 고맙다는 것일까?
캐나다로 간 이후 거의 홈페이지에 흔적을 남기지 않던 그를
어떤 것이 흔들어 놓았기에 고맙다했을까?
설명할 수 없었다
정확히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광락에게 묻지도 않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녀석이 내 말과 마음을 선수치고
먼저 댓글로 달았다는 사실이다
나 역시 유일한 말이 "고맙습니다" 였다는 것을 형에게 이 편지로 고백한다
-
?
이심전심이었으면 혼자만 '그런가부다'하고 말지 꼭 이렇게 까발려야 하냐. 언제적 얘기인데...
그런데 우리, 열심히는 살고있는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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