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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에 읽은 시가 나를 망치로 꽝하고 때렸는데

그 여파가 여전하여 시와 함께 근황을 전한다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이 힘들 때 시장에서 함께 장사를 해 볼까 하는

할머니의 제안에 고민을 했던 적이 있었다

알다시피 할머니는 장사에 자신이 있었고 재미도 있어했고

경험도 많아 마음이 통하는 막내아들과 해 보고 싶었나 보다

대학 졸업 타이틀을 할머니는 대수롭지 않게 여긴 반면

오히려 나는 대학이라는 명분에 고민하다 포기를 했었다

그 후로 사회생활과 인생공부를 하면서 더 많은 허울들과 명분에 둘러 쌓인

나를 발견하곤 했었다

때로는 지식이, 때로는 체면이, 때로는 가치관이, 때로는 종교가

알게 모르게 울타리를 둘렀고 그 안에서 그 때 그 때 적절하게 합리화했었다

지금은 거기에 가장이라는, 남편이라는, 아버지라는 위치까지 더해

더 깊이 울타리를 두르고 있었나 보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머리만 유난히 비대해져 왔다는 사실이다

배우고 고민하고 그래서 가진 가치관에 따른 땀과 실천이 있었다면

아마도 울타리는 낮아졌겠지

그런데 머리로 배우지 못하는 것이 내게 있었으니 바로 ""이다

아무리 미리 책으로 예습하고 공부해도 막상 채소 하나 심으면 손발이 경험하기 전에는 무용지물이었다

이번에도 성당 자매가 가르쳐준 방법으로 열심히 무씨를 뿌리고 솎아내고 ,

외할머니에게 전화해서 빨간 고추를 만드는 시기와 방법 ,북돋아주는 것까지

산 경험자에게 도움을 받아서야 비로서 내 것이 되었다

어쩌면 가장 원초적이면서 기본적으로,직접적인 손 발과 땀만을 허락하는 세상이

땅인 듯 하다

그래서 난 땅에 있어서는 낮아질 데로 낮아지고 작아진다

 

올해는 텃밭의 결과가 아주 좋다

기쁘고 뿌듯하기 보다는 신기하기만 하다

농약대신 마늘을 이용한 벌레퇴치 약을 무 밭에 뿌리고 난 후 늦가을의 결과를 기대한다

그러면서 내 울타리도 낮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시 한편 소개하기에 서론이 너무 길었다

항상 건강하고 ........평화롭기를 기도한다

사족을 달면 20대에 겪는 실패와 고통에 대해 너무 두려워 마라 

오히려 20대에 겪는 것이 더 소중한 자산이 됨이 분명하기에 자신있게 말한다

그리고 지금 9월의 햇살은 모든 열매들의 속을 꽉 차게 만드는 보물이다

사람도 자연이기에 9월의 햇살을 듬뿍 받는 일상생활이 되길 바란다

9월 햇살에 평화가 있고 너그러움이 있음을 느끼는 나의 아들들을 그리며...........

 

 

 

 

 

물 울타리를 둘렀다

울타리가 가장 낮다

울타리가 모두 길이다

 

함민복(19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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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어정이 2012.10.02 21:51

    횽!, 안녕하세요? 두 아이들이 벌써 20댄가요? 말도 안돼!! 우리가 20대 아닌가요? 

    이런 평화에  이르기까지 형은 어떤 삶을 살아오셨을까요?

    형의 글을 읽으며 저도 편안함을 느낍니다.

    언제 한국에 오시나요?  언제 동문모임에 합류하실건가요? ^^ 너무 약올렸나?

    자주 글 올려 주세요.  형 텃밭만 비옥하게 하지 마시고 저희 홈피도 비옥하게 해주세요.~~ 

  • ?
    권태경4 2012.10.05 02:22

    형님 글 잘 읽었습니다.^^ 건강하게 잘 계시는 것 같아 참 좋습니다.

     

    그런데, "농약대신 마늘을 이용한 벌레퇴치 약을..."

    제 동기 중에 '작물보호협회(<- 첨 들었을 때 "장물"보호협회인 줄 알고 무지 당황했다는...ㅋ) 회원이 있는데 그 친구가 당황하지 않을까 싶다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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