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우스는 브라질 아마조나스주의 주도입니다.
유색한 분들은 아마존하면 꼭 가리고싶은 곳만 가린 여전사를 떠올릴 것이며
무식한 분들은 정글과 악어 원주민을 떠올리며
좀 아시는 분들은 "아,거기.인구 이백만의 남미북부의 대도시 아냐"라고
바로 말씀하시겠지요(내 이런분 아직 한명도 못보았음)

그렇습니다.
마나우스라는 도시는 200년의 역사를 지닌 제법 큰 도시입니다.
아마존 하구로부터 약 2000km, 남미최대도시인 상파울로부터 약 3000km떨어진,
아마존 중류의 군사/공업지구입니다.
약 20년전 브라질정부의 북부국경경비를 위한 인가증가책의 일환으로
무관세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다국적기업의 생산기지로 발달한 곳입니다.
일본기업이 벌써 80년대부터 진출해있고,이에 질세라 한국의 삼성,LG,대우가
90년대중반에 생산법인을 설립하면서 까치의 인생역전이 시작됩니다.

삼성SDI에서 5년간 1기주재원으로 회사월급과 주재수당만 축내다가
뜻한바는 없었지만, 회사의 눈치를 보니 명퇴쪽으로 기우는 것 같아
일단 스스로 사표를 내고 자존심을 세운 다음,
이제는 모사를 거래선으로 하여 회사등골을 파먹기 시작한지 1년이 지났군요.

일본교포사회가 5천명을 상회하고 한국인은 주재원포함 50가구정도입니다.
11년전 혼다오토바이가 일본교민을 위해 출자하여 설립한 마나우스컨트리클럽이 있는데
이 안에 골프장이 들어서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컨트리틀럽은 여러 스포츠시설이 구비된 레저파크를 말합니다.
  한국에는 골프장만 있으면서 XX컨트리클럽이라고 그것도 큼직하게 써있는 곳이 꽤 있더군요.
일본애들이 자기네만 놀려고 다른 인종은 절대 회원 안받아줍니다.
하지만 유창한 일어와 상대방을 방심케하는 좀 떨어지는 외모,수려한 스윙을 무기로
작년이맘때쯤 거금 오천불을 주고 평생회원권을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그러나,아뿔싸.불행히도
일반 내방객은 회원동반 없이는 출입조차 안되는 곳이라,
매주 금요일이면 저의 대고객인 삼성,LG의주재원들로부터 전화쇄도합니다.
-다음주 물량협의좀 합시다
-지난주 맡겨놓은 돈 찾을 시간 있겠지요 등등
그리하여 토요일 36,일요일 36홀의 노동이 시작되었던 것이지요.

하고싶은 골프 맘껏해서 좋겠다구요?
그럼 한번 상상해 보세요.40도를 오르내리는 적도의 무더위속에서
9홀짜리를 4바퀴 10시간을 땀에 절어 밀림 한복판에서 헤매고 있는 모습을.

아무튼 마나우스컨트리클럽은 90명의 회원만으로 구성된  9홀 뿐인,
주중에 하루 1팀정도,주말엔 10팀 정도만이 출입하는 꽤나 한적한 곳입니다.
단조로움을 극복하고저 그린을 2개 둔다던지,티잉그라운드를 2개로 두어
약간이 나마 변화를 주었고, 모든 오른쪽 경계는 OB로 되어 있고
그린은 평균4개의 벙커로 두르고 7홀은 포대그린으로 난이도를 높였습니다.

골프장설명 지루해도 잘 적어두세요.
혹시 압니까. 까치 돈 많이 벌어 우리 도모회 초정대회를 마나우스서 열 날이 있을지.

-다음호에 계속-